아직 은퇴 못한 파이어족 이야기 #1
직장 생활을 한지도 20년이 되었다.
어릴 때는 막연히 40이 되면 은퇴하고 소소하게 살고 싶었다.
그런데, 직장생활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살다보니 그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을 느끼면서 하루하루 시간만 보내고 있었다.
어느덧 40중반을 지나고 있었다.
직장생활 초 부터 꾸준히 주식, 펀드 지수 투자를 계속 해왔기 때문에 잃지 않고 자산은 늘어가고 있었지만, 그 속도는 은퇴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나마 지수 투자처가 국내 코스피에서 미국 S&P500. 나스닥 지수 펀드로 바꿔타면서 펀드 수익율도 조금 나아졌지만 은퇴와는 거리가 멀었다. 방법을 찾아야 했다. 은퇴를 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으로 꾸준히 생활비가 들어오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내가 가진 자산으로는 아직 부족했고, 자산이 더 필요했다.
긍정적으로 계산해보니 10억이 있으면 가능할 것 같았다. 하지만 10억이 애 이름인가?
그러다가, 아파트가 오르기 시작했다. 1주택 밖에 없는 평범한 사람이지만 경기도 아파트를 처분 하고 생활비가 적게 드는 곳으로 가서 생활하면 가능할 것 같았다.
아파트 가격이 상승했고, 미국 주식 시장도 계속 올랐다. 잘 될 것 같았다.
그러다가 코로나가 터졌고, 주식 시장은 폭락했다.
지수 투자로 10년 간 한땀한땀 올려왔던 수익율이 대폭락 했다.
펀드를 팔 시간도 없이 폭락했다. 하루에 10% 넘게 떨어지는 날도 있었다. 물론 10% 넘게 오르는 날도 있었다.
살다살다 이런 변동은 처음 보았다. 추가 매수를 하거나 매도를 할 정신도 없이 그냥 바라보다 보니 저점을 찍고 주식 시장이 올라갔다.
한 번 오르기 시작한 주식은 계속 올랐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으니 몇 달 만에 다시 제 자리로 돌아왔다.
역시 미국주식 이었다. 기다리면 올라갔다. 아니 더 올라갔다. 끝도 없이 올라가더라. 2020년의 일이었다.
미국 지수에 대한 믿음은 커갔다. 국내 주식은 모두 처분하고 오로지 미국 지수 펀드에 투자를 했다.
그러다가, 직접 투자를 해기로 마음을 먹었고 내 사랑 미국 지수 ETF에 대해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 때 처음 접했던 종목이 QQQ, SPY 였다.
2021년 초의 일이었던 것 같다.
유튜브에는 정보가 참 많았다. 이것 저것 많이 찾아봤다.
그 때 쯤에는 내 머리속에도 (우상향 하는) 지수 투자를 하면 잃지 않는다. 타이밍을 잘못 잡아 고점에 투자하더라도 꾸준히 추가매수 하면서 시간을 보내면 상승하게 된다는 개념은 잡혀 있었다.
우상향 하는 지수를 고르는 것이 문제였다. 당연히 S&P500, Nasdaq 100 같은 지수가 거기에 해당 되는 거겠지만, 실제 투자를 하려고 하니 "과거는 맞는데, 앞으로도 우상향 하는 것 맞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확신이 들었다가 안들었다가 갈팡질팡 하고 있어다.
그러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주는 투자 방법을 계속 찾고 있었다.
투자관련 카페를 기웃거리다가 우연히 "무한매수법" 에 대한 글이 간간히 올라오는 것을 보았다. 무한매수법이 뭐지? 큰 관심 없었다. 그러다가 한참 동안 계속 그 단어가 계속 보이길래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게 되었다.
관심을 가지고 "라오어의 무한매수법" 카페에가서 상세히 읽어보고 공부했다.
뭔가 방법을 찾은 것 같았다. 확신은 아니었지만 시도해 볼 필요를 느꼈다.
2021년 초였다.
주식 시장은 계속 잘 올라갔다. 본격적인 자금 투입을 하지 않고 진행한 무한매수법으로도 수익이 괜찮았다.
첫 수익을 기념하기 위해 외식을 했다.
강릉으로 여행가서 대게 먹었다. 맛있었다. 주식으로 번 돈 계좌에 넣어만 두다가 번 돈으로 가족들과 먹으니 2배로 맛있었다.
무한매수법이나, VR은 방법적으로 훌륭했다. 무엇 보다도 라오어 님께서 시뮬레이션, 최적화에 대한 안내를 너무나 잘해주셨다.
지수 1배 추종만 알고 살았는데, 3배 레버리지는 엄청났다. TQQQ 에 주로 투자했다.
10년 간 한땀한땀 적립식으로 모은 돈 (1억 넘는 돈) 중 많은 부분을 투입했다. 여윳돈으로 있던 돈도 투입했고, 저금리 시대에 신용대출도 활용했다.
나스닥100 지수는 계속 올라가더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올라가더라.
악재가 나와서 내리다가도 금방 다시 올라가더라... 그 때 상승 그래프는 정상이 아니긴 했다.
코로나 폭락 후 부터 2021년 11월 까지의 미국주식은 신고점을 뚫으며 신나게 올라갔었다.
1000만원이 우습게 보였다. 하루만 자고나면 월급이 생겼다.
2021년 11월이 내 계좌 최고점이었다. 아파트값도 미친듯이 오르던 때였다.
이 때 내 목표였던 10억은 이미 달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출구 전력이 없었기 때문에 그 이후의 폭락을 그대로 맞았다.
1배 추종 지수가 그냥 커피라면, 3배 레버리지 ETF 맛은 TOP였다.
어느 정도 내리가다 다시 올라갈 것 같았다.
내리면 물타기를 계속 했다. TQQQ 90달러에서도 매수했고, 50달러 정도 까지 떨어질 때 까지는 물타기를 계속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끝도 없이 떨어지는 주가에 장사 없었다. 자금도 매말랐다. 월급으로 추가 매수하기에는 언발에 오줌누기 였다.
50 달러 아래에서는 물타기를 거의 하지 못했다. 돈이 생겨도 겁이 나서 못하겠더라. 이건 이성의 영역이 아니다. 내 인생이 걸리다 보니 더 큰 모험은 하기 어렵더라.
아파트를 매도 하려고 하였으나, 때 마침 아파트 매매도 안되었다.
그 전 부터 계획하고 있던 말레이시아 이주 계획은 조금 변경이 생겼다.
나는 직장생 활을 조금더 하고, 가족들만 가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말레이시아 은퇴비자는 계획대로 진행 했다. 앞으로 주가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계획한 것을 진행했다. 예치금 9000만원이 묶이는 것이 아쉬웠지만 은퇴비자는 계속 진행하고 싶었다.
아이 신학기 시작에 맞춰놓은 이주 계획까지 아파트는 매매되지 않았다. 가격을 더 낮추면 가능했겠지만, 그렇게 까지 싸게 팔고 싶지는 않았다. 대신 월세를 주고 가는 것으로 변경했고, 현재는 월세를 주고 있다. 인테리어 비용 8천만원 이상이 들었고, 2년도 안된 인테리어, 가전, 가구를 월세 세입자에게 대부분 양도하였다. 개별로 당근에 처분했으면 몇 백만원 벌었을지 모르겠지만 쉽지 않았다.
아무튼 현재 아파트는 월세를 받고 있다.
말레이시아 콘도 월세, 현재 내가 살고 있는 한국의 오피스텔 월세 비용을 내고도 많이 남는 월세를 받고 있다.
(적정한 가격에 팔았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있다.)
다시 TQQQ 투자로 돌아가서, TQQQ 최저점은 2022년 12월 말이었다. 90 달러 하던 가격이 16달러 였으니 멘탈이 정상은 아니었다. 그 때는 돈을 모으기만 하고 추가로 매수를 하기는 어렵더라.
주식을 20년 넘게 해도 심리적으로 힘이드니 매수를 하기 어려웠다.
다행히 작년 12월을 바닥으로 5개월 간 상승하여 2023년 5월 말 현재 35.93 달러다.
물타기를 꾸준히 했더라면 좋았겠지만, 아직 내 계좌는 -50프로 이다.
(이런 계좌가 또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
아직 끝난게 아니다.
아무리 하락해도 지수투자라서 매도 안하고 목표 까지 간다.
현재는 현금 비중을 높여 놓았다.
정보의 시대 답게 세상은 빨라지고
정보의 격차가 줄어들어서인지
경제주기도 빨리지는 것 같다.
조기은퇴하는 그 날을 위해...
아직 은퇴 못한 파이어족 이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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